2019. 11월 어느날.. 조금 늦게 온 가을 덕에 내내 미루던 여름옷을 정리하고 가을 옷으로 넘어가기 위해 정리를 시작했다. 작년 스커트를 꺼내서 옷장에 두려는데 생각보다 사이즈가 작은 느낌이 들었다. 요즘 살이 좀 붙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설마 안 맞진 않겠지 하는 생각으로 입어보았다.. 결과는 충격... 엉덩이와 허벅지 등등에 살이 붙어 기장은 5센티 넘게 줄어든 느낌에... 움직이면 옷이 터질 듯한 압박감이 몰려왔다. 충격이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체중계에 올라가 보니. 65kg.. 무려 5kg이나 늘어나 있었다. 요즘말로 현타가 와 속옷만 입고 거울을 보았다. 아랫배가 불룩.. 충격적이었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절실함이 몰려 왔다. 다이어트... 6시 이후에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그리고 점심은 먹고 싶은 만큼 먹었다.

1주일 후 2kg이 줄어 있었다. 그런데 식이로만 다이어트를 하니 재미도 없고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운동은 딱히 하고 싶지 않았다. 추워진 날씨에 귀찮기도 하고 의지 박약이라 헬스장도 3달 끊어놓고 1주일 다니고 그만두지 않았던가..

그러던 어느날 알던 언니가 집 근처 요가를 양도받아 볼 생각이 없냐고 했다. 약간의 성의 표시를 하고 바로 시작했다. 집 앞이라 좋고, 언니가 양도해 준거라 2달 정도의 짧은 기간도 매력적이었다. 그것이 4차원 요가와의 첫 만남이었다. 처음엔 솔직히 아무 생각 없이 그 동안 다녀본 요가를 생각하고 남편이 입던 축구회 티셔츠와 집에서 입던 츄리닝을 입고 나갔다. 옆 사람들을 보니 다 요가복에 프로페셔녈해 보였다. 조금 쫄았지만 그냥 개의치 않고 시작했다.

1시간 후...

오우.. 생각보다 땀이 잘 나지 않는 내가 땀이 흐를 정도의 운동량에 몇 가지 동장은 내가 따라 할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운동신경은 거의 없고, 박치 몸치 등등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내가 이걸 과연 계속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편한 티와 츄리닝도 운동할 때 굉장히 거슬렸다. 알던 요가와 많이 달라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운동량이 많았다. 몇 가지 동작은 운동신경이 거의 없는 내가 따라하기조차 힘들었지만 왠지 빠른 호흡의 요가가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운동을 해도 땀이 거의 나지 않아 운동에 흥미를 못 느꼈는데 이건 조금 힘든데 재미있었다. 또 수업 후 다른 수강생들과는 다르게 새빨개진 얼굴이 그 동안 얼마나 운동을 안했는지를 말해주는 거 같아 부끄럽기도 했다.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벌써 3주가 지났다. 하루하루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해봐야지 안되도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다녔다 요가복도 인터넷으로 장만했다. 딱 붙는 옷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아랫배도 한번씩 넣게 되고 헐렁한 츄리닝에 비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동작을 수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됬다. 선생님도 운동신경이 없는 나를 많이 신경써주시고 창덕점 특유의 가족같은 분위기도 익숙해졌다. 1년~2년~ 하는 특유의 구령도 재미있는 것 같다.

12월 셋째주 나는 지금 5kg을 감량해 60kg이다 살이 빠지기 시작하니 너무 재밌고 좋다. 충격을 주었던 스커트는 지금 헐렁하다. 아직도 몇몇 동작은 어설프고 안되는 것도 많지만 처음엔 아예 안됬던 동작이 흉내라도 낼수 있어 만족한다. 운동 습관을 잡아주신 창덕점 7시 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